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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추만 왜 이럴까? 3가지만 바꾸면 주렁주렁 열립니다

by notion6600 2025. 10. 7.

 

풍성한 고추 수확의 비결

 

 

 

소개

올해도 큰맘 먹고 심은 고추 모종, 매일같이 들여다보며 정성을 쏟는데 어째 우리 밭 고추만 비실비실하고 열매도 시원찮으신가요? 애써 키운 고추가 시들해지거나 병드는 모습을 보면 속상한 마음이 드는 건 당연합니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제가 깨달은 건, 문제는 비싼 모종이나 햇볕이 아니었다는 겁니다. 바로 우리가 매일 발 딛고 있는 '흙', 바로 그곳에 모든 해답이 있었습니다.

1.첫 단추부터 잘못됐다? 흙부터 살려내세요

우리 대부분은 좋은 모종을 고르는 데 온 신경을 쓰느라, 정작 고추가 평생 살아갈 '집'에 대해서는 무심하기 쉽습니다. 그저 밭을 갈고 두둑을 만들어 푹 심기만 하면 알아서 잘 자랄 거라 기대하곤 하죠. 하지만 바로 여기서부터 많은 문제가 시작됩니다. 고추가 뿌리내릴 흙은 사람으로 치면 집이자 밥상입니다. 집이 불편하고 밥상이 부실한데 건강하게 자라길 바랄 수는 없겠죠. 가장 먼저 내 밭의 흙이 어떤 상태인지 '대화'를 시도해야 합니다. 흙을 한 줌 쥐었다 폈을 때 푸슬푸슬 부서지면 물 빠짐이 너무 좋은 것이고, 찰흙처럼 꽉 뭉쳐지면 물이 안 빠져 뿌리가 숨을 쉬기 어려운 환경입니다. 고추는 이 두 가지의 중간, 즉 물도 잘 빠지면서 적당한 보습력을 가진 흙을 가장 편안한 집으로 생각합니다. 만약 흙이 너무 척박하다면, 심기 최소 2~3주 전에 잘 부숙된 퇴비를 넉넉하게 뿌려 흙에 '영양가 있는 밥'을 미리 차려주세요. 퇴비는 흙의 구조를 개선해 뿌리가 숨 쉬기 좋게 만들고,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하는 최고의 보약입니다. 또한, 눈에 보이지 않지만 정말 중요한 것이 바로 흙의 '산도(pH)'입니다. 사람도 몸이 산성화되면 병이 오듯, 흙이 너무 강한 산성이면 아무리 좋은 비료를 줘도 고추가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는 '영양실조'에 걸리게 됩니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테스트기로 간단히 확인해보고, 만약 산성으로 나온다면 석회 고토를 뿌려 고추가 편안해하는 약산성 환경으로 '치료'해주어야 합니다. 이 모든 과정이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는 고추가 앞으로 몇 달간 건강하게 살아갈 튼튼한 보금자리를 만들어주는 가장 중요한 과정이며, 이 첫 단추만 잘 꿰면 한 해 농사의 절반은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2.밥은 주는데... 영양실조 걸린 우리 고추

"비료도 꼬박꼬박 줬는데 왜 이렇게 비실댈까?" 많은 분들이 억울해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사람도 때에 맞춰 이유식, 성장기 식단이 다르듯 고추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작정 비료 한 주먹 쥐여주는 건, 갓난아기에게 갈비찜을 주는 것과 같을 수 있습니다. 고추의 성장 단계를 이해하고 그에 맞는 '맞춤 영양 식단'을 짜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처음 밭에 옮겨 심고 뿌리를 내리는 시기에는 스스로 자랄 힘이 필요하니 잠시 기다려주세요. 그러다 첫 번째 Y자 방아다리가 나오고 꽃이 한두 송이 피기 시작하면, 이제 본격적으로 '성장식'이 필요한 신호입니다. 이때 주는 첫 웃거름은 앞으로 튼튼하게 자라날 골격을 만들어주는 아주 중요한 식사입니다. 질소, 인산, 칼륨이 골고루 들어간 비료를 주세요.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떻게' 주느냐입니다. 사람도 뜨거운 국에 입을 데듯, 비료가 식물 뿌리에 직접 닿으면 뿌리가 타버릴 수 있습니다. 포기에서 한 뼘 정도 떨어진 곳에 살살 뿌려주고 흙으로 덮어주세요. 마치 "얘야, 밥 차려놨으니 배고플 때 와서 먹으렴" 하고 알려주는 것과 같습니다. 이후 고추가 주렁주렁 열리기 시작하면, 이때는 사람으로 치면 임산부와 같아서 엄청난 양의 영양분이 필요합니다. 특히 열매를 단단하고 크게 만드는 '칼륨'과 고추 끝이 썩는 배꼽 썩음병을 막아주는 '칼슘'은 필수 영양제입니다. 20~30일 간격으로 꾸준히 웃거름을 주고, 칼슘제는 물에 타서 잎에 직접 뿌려주는 방식으로 '특별 영양 주사'를 놔주면 효과가 빠릅니다. 고추의 잎 색깔이 연해지거나 성장이 더디다면, 그것은 고추가 보내는 "배고파요!"라는 간절한 신호이니, 이 신호를 놓치지 말고 영양을 보충해주는 것이 소통하는 농부의 지혜입니다.

3.매일 물 주는데 왜 시들시들할까? 진짜 필요한 것들

물을 줬는데도 한낮에 잎이 축 처져 있으면 '아, 물이 부족한가?' 싶어 또 주게 되죠. 하지만 이럴 때 땅속에서는 뿌리가 숨을 못 쉬어 비명을 지르고 있을지 모릅니다. 과습은 건조보다 더 무서운 적이 될 수 있습니다. 고추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한 번에 많은 물이 아니라, '마르지 않을 정도의 꾸준한 습도'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흙을 5cm 정도 파보고 말라있을 때, 이른 아침에 고랑으로 물이 천천히 스며들도록 흠뻑 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뿌리가 깊게 뻗어 가뭄에도 강한 튼튼한 고추로 자랍니다. 하지만 매일 흙 상태를 확인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죠. 그래서 우리에겐 '비닐 멀칭'이라는 아주 고마운 해결책이 있습니다. 두둑을 검은 비닐로 덮어주는 이 간단한 작업은 마치 흙에 '스마트 보습 이불'을 덮어주는 것과 같습니다. 수분이 날아가는 것을 막아 물 주는 횟수를 획기적으로 줄여주고, 귀찮은 잡초들을 막아주며, 빗물에 흙이 튀어 생기는 탄저병까지 예방해줍니다. 그야말로 고추에게는 아늑한 환경을, 우리에게는 편안함을 선물하는 셈입니다. 그리고 한 해 농사가 끝난 뒤, 우리는 종종 지친 땅을 그대로 방치하곤 합니다. 하지만 땅도 한 해 동안 자식(고추)을 키워내느라 모든 기력을 소진한 상태입니다. 내년에도 풍성한 수확을 꿈꾼다면, 수확이 끝난 밭의 잔재물을 깨끗이 정리하고, 다른 종류의 작물을 심어 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주세요. 땅에게도 휴식과 새로운 경험을 선물하는 것, 이것이 바로 지친 땅을 살리고 다음 해의 풍요를 기약하는 가장 확실한 약속입니다.

 

마무리

더 이상 애써 키운 고추를 보며 한숨짓지 마세요. 식물이 말을 걸어오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먼저 흙의 마음을 읽어주고, 배고플 때 밥을 챙겨주며, 편히 숨 쉴 환경을 만들어주면 됩니다. 오늘 함께 나눈 이 3가지 방법에 마음을 담아 실천하신다면, 당신의 텃밭은 분명 거짓말처럼 탐스러운 붉은 고추들로 가득 차오르며 그 정성에 보답할 것입니다.